2장에서는 "객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답한다. 이 장을 배우고나면 객체가 상태와 행동, 식별자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많은 사람들이 객체지향을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객체지향이 세상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객체들로 분해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스펠크와 필립 켈만의 어린 아기들이 물체를 인지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
세상을 더 작은 객체로 분해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세상이 포함하고 있는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작 몸부림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객체들이 모여 현실 세계를 이루는 것처럼 소프트웨어 세계 역시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객체들이 모여 이뤄져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와 소프트웨어 세계 사이의 유사성은 여기까지일 뿐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음의 목적은 현실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새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실행 중인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겉으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와 유사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매우 이질적인 모습을 지닌 세계와 마주치게 될 것이다. 아마 그 세계는 마치 토끼를 뒤쫓던 한 소녀가 경험한 이상한 나라만큼이나 낯설고 기묘할 것이다.
객체, 그리고 이상한 나라
앨리스는 정원을 통과하는 문을 통과하기에 적당한 "상태"로 자신의 키를 계속해서 변화 시킨다.
앨리스의 키를 변화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앨리스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지만 행동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상태"이다.
- 결국 케이크를 먹거나 부채질을 하기 전에 앨리스의 키가 얼마였느냐가 케이크를 먹거나 부채질을 한 후의 앨리스의 키를 결정한다. 따라서 앨리스의 한 행동의 결과는 앨리스의 상태에 의존적이다.
- 상태에 따라 행동의 결과가 달리지는 또 다른 예로 앨리스가 정원에 도달하기 위해 문을 통과하는 장면을 들 수 있다. 앨리스가 성공적으로 문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전적으로 앨리스의 키가 얼마인가에 달렸다.
어떤 행동의 성공 여부는 이전에 어떤 행동들이 발생했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앨리스가 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문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총분히 몸을 작게 줄여야 한다. 따라서 앨리스는 문을 통과하기 전에 먼저 키를 작게 줄이기 위해 병 안의 음료나 케이크를 먹어야 한다. 이것은 행동 간의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동에 의해 앨리스의 상태가 변경되더라도 앨리스가 앨리스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앨리스는 상태 변경과 무관하게 유일한 존재로 식별 가능하다
위의내용 정리
- 앨리스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앨리스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 앨리스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객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나라
객체의 다양한 특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객체를 상태(state), 행동(behaavior), 식별자(identity)를 지닌 실체로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앨리스는 상태, 행동, 식별자를 지닌 실체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안에 창조되는 객체 역시 상태, 행동, 식별자를 지닌다.
객체의 정의
객체란 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이 될 수도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 특징적인 행동, 변경 가능한 상태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 : 왜 상태가 필요한가
객체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그 시점까지 객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느냐에 좌우된다. 예로들면 비행기 탑승 여부는 과거에 항공권을 발권하는 행동이 발생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 자판기에 충분한 금액을 투입하기 전에는 원하는 음료를 선택할 수 없는 것 등등 예로 든 모든 일들의 공통점은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었느냐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행동의 결과를 예상 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앨리스가 과거에 케이크나 버섯을 먹었던 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앨리스가 과거에 했던 모든 행동을 기억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행동의 결과를 설명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발생한 행동의 이력을 통해 현재 발생한 행동의 결과를 판단하는 방식은 복잡하고 번거로우며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간은 행동의 과정과 결과를 단순하게 기술하기 위해 상태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을 설명하지 않고도 행동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
상태와 프로퍼티
하나의 개별적인 실체로 식별 가능한 물리적인 또는 개념적인 사물은 어떤 것이라도 객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객체인 것은 아니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음에도 객체의 영역에 포함 시킬 수 없는 것들도 존재한다. 앨리스의 '키'와 '위치'는 객체가 아니다. 음료와 케이크의 '양'은 객체가 아니다.
문이 열려있는지 '여부'는 객체가 아니다. 토끼가 달려가는 '속도'역시 개체가 아니다.
숫자, 문자열, 양, 속도, 시간, 날짜, 참/거짓과 같은 단순한 값들은 객체가 아니다. 단순한 값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다른 객체의 특성을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다시말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비록 단순한 값은 객체가 아니지만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때로는 단순한 값이 아니라 객체를 사용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해야 할 때가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들고 있는지 여부는 앨리스라는 객체가 음료라는 객체와 연결돼있는지 여부로 표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객체의 상태는 단순한 값(속성)과 객체의 조합으로(링크)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 ex)앨리스의 키, 위치, 음료(객체)
일반적으로 이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되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Property value)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동적'이다.
객체와 객체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와 객체 사이에는 링크가 존재해야만 요청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즉 객체의 링크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객체 간의 선으로 표현되는 링크와 달리 객체를 구성하는 단순한 값은 '속성(attribute)'이라고 한다. 앨리스의 키와 위치는 단순한 값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속성이다.
객체의 상태 정의
상태는 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와 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라는 점을 명심하라.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다른 객체의 상태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상태를 변경할 수도 없다. 외부의 객체가 직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주무를 수 없다면 간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 시점에 행동이 무대위로 등장한다. 행동은 다른 객체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객체지향의 기본 사상은 상태와 상태를 조작하기 위한 행동을 하나의 단위로 묶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객체는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서만 상태가 변경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유지한다.
행동 : 상태와 행동
객체의 상태는 저절로 변경되지 않는다.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은 객체의 발적인 행동뿐이다.
객체가 취하는 행동은 객체 자신의 상태를 변경시킨다. 객체의 행동에 의해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것은 행동이 '부수효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의 행동을 상태 변경의 관점에서 보자면 앨리스가 케이크를 먹는 행위는 앨리스크의 키를 작게 변화시키고 케이크의 양을 줄이는 부수 효과를 야기한다.
상태와 행동 사이의 관계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위의 것들은 상태라는 개념을 이용해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서 서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상호작용이 현재의 상태에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는가
(앨리스의 키가 40센티미터 이하라면 문을 통과할 수 있다)
- 상호작용이 어떻게 현재의 상태를 변경시키는가
(문을 통과한 후에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야한다)
상태를 이용하면 복잡한 객체의 행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협력과 행동
객체가 다른 객체와 메시지를 통해서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객체가 외부로부터 수신한 메시지이다. 객체는 수신된 메세지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면서 협력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자신의 상태를 변경한다.
객체는 협력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상태뿐만 아니라 다른 객체의 상태 경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음료를 마시는 앨리스의 행동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음료의 상태 변경도 유발한다)
행동의 정의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게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정리하면 객체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상태의 캡슐화
현실세계의 객체와 객체지향 세계의 객체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현실 속에서 앨리스는 스스로 음료를 마시는 능동적인 존재이지만 음료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동적인 존재다. 현실 세계라면 음료의 양을 줄여 상태를 변경시키는 주체는 음료를 목 안으로 밀어 넣는 앨리스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모든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다. 앨리스 객체의 키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앨리스 자신인 것처럼 음료 객체의 양을 줄이는 것은 음료 자신이어야 한다. 따라서 앨리스는 직접적으로 음료의 상태를 변경 할 수 없다. 단지 음료에게 자신이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메시지를 앨리스에게 전송하는 객체이건 음료에게 메세지를 전송하는 앨리스 객체이건 메시지 송신자는 메시지 수신자의 상태 변경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객체는 상태를 캡슐 안에 감춰둔 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 객체가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행동뿐이며, 외부에서 객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행동뿐이다.
상태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행동을 경계로 캡슐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객체의 자율성을 높인다. 자율적인 객체는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객체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객체의 지능도 높아진다.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의 지능이 높아질수록 협력은 유연하고 간결해진다.
결론적으로 상태를 잘 정의된 행동 집합 뒤로(은닉성) 캡슐화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고 협력을 단순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이것이 상태를 캡슐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식별자
+추가
※출처 - 조영호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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